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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했던것들의 발자취

맑은별 ★ 2015. 1. 10. 20:32

사랑했던 것들의 발자취는 모두가 아름답다 

 

 

 

한철 우리가
꽃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때
실은 초록으로 푸른 것들은 집 한 채 짓고
온몸으로 사랑을 하는 것이다

사랑을 위하여 오색으로 채색했다가
늙은 집 허물고 웃으면서 떠나는 것이다


     

 

 

제비가 흙과 짚을 물어와
처마 아래 둥우리를 만들거나
버드나무 위 까치가 나뭇가지를 물어와
보금자리를 만들고 새끼를 치는 일이다

벌과 나비를 불러 사랑을 나누고
미련 없이 조용히 사라지는 일이다

 

    

 

   

 

     그러므로
동백꽃의 낙화는 초라한 자결이 아니다
자두거나 사과거나 살구거나
심지어는 먹을 수 없는 씨앗을 남기는
코스모스나 국화꽃 한 송이 떠나간 길일지라도
그 길은 달빛 고인 골목길만큼 아름답다

 

    

 

 

 

 

우리 또한 한철 새 움 돋는 봄날이었고,
꽃으로 피어나
사랑을 하고 낙화처럼 지는 것이니
사랑하는 사람들의 발자취는 모두가 아름답다

지상에 놓인 길과
지상에서 하늘로 놓인 길 또한
사랑으로 하여 향기롭고 아름다운 것이니
사랑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

 

얼마나 슬픈 일인가

     - 글   장근배 -